2021년 역시 여느 때와 다름없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지난해 전 세계의 사회·경제 체계를 뒤덮어 버린 코로나19는 올해 여러 사회 문제로 파생됐다. 그리고 이슈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디지털’이 아닐까 싶다. 비대면이라는 제약적인 환경은 디지털 기술을 발전시켰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화폐에 투자하거나 방구석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올림픽을 응원하고, 사내 회의를 메타버스에서 진행했다. 한국에게 올해는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성장기였다. 다음 해를 며칠 안 남긴 시점에서 1년 사이 한국인의 마음을 흔든 사건을 정리해봤다.
코로나19 백신
드디어 보급되다
지난 2월 26일 아스트라제네카(AZ)를 시작으로 화이자, 모더나, 얀센 백신을 국내에서도 접종받을 수 있게 됐다. AZ백신이 처음 도입되고 혈전이 발생하는 부작용 사례가 나와 많은 이에게 혼란을 안겨 보급을 일시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국민이 접종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정부는 직계가족의 경우 ‘8명 + α’ 모임을 허용했으며 2차 접종 후 14일이 지난 사람들은 모임에서 인원수를 세지 않는 백신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했다. 이후 11월 1일부터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행했다.
청년들, 경제난 피해
가상화폐로 몰리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취업이 힘들어지고, 수도권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2030세대가 가상화폐 거래소에 몰렸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가 일본 시바견 이미지를 가진 ‘도지코인’을 지지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가상화폐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을 내서 투자)’라는 신조어가 청년 투자자들 사이에서 쓰이기 시작했고, 정부는 ‘묻지 마 투기’ 열풍에 대해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을 시행했다. 한 번에 많은 투자자가 몰린 만큼 없던 규제를 제정 중이며 현재는 거래소 과세 유예를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 못 만들어요,
반도체가 없거든요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칩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국내·외 반도체 생산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현대자동차의 첫 전기차인 ‘아이오닉 5’ 생산지 울산1공장은 부품 부족으로 가공을 일시 중단했다. 한국GM은 부평2공장을 두어 달 동안 절반만 가동하다 10월 초부터 2주간 셧다운에 들어갔다. 한편, 국내 완성차 업계의 10월 판매량은 작년 동월에 비해 20% 이상 감소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위드 코로나’에 따라 PC 사용률이 줄면서 메모리반도체 D램 재고를 조절하고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를 늘리며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헌정사상 최연소 대표 당선
지난 6월 11일, 처음으로 30대 당 대표가 선출됐다. 85년생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선거기간 동안 20대 남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는 20대 남녀에게 항상 화젯거리인 ‘젠더이슈’를 정치판에서 꺼내 들며 존재감을 널리 알렸다. 대표적으로 여성 할당제 폐지와 여성 징병제를 주장해 많은 남녀 유권자의 반응이 엇갈렸다. 그럼에도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를 합산해 43.8%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제1야당이 최연소 대표를 두면서 한국 정치권에는 표심 확보를 위해서 ‘꼰대 정당’을 탈피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전해졌다.
방구석에서도 시끄러웠던
2021 도쿄 올림픽
올해 여름은 도쿄 올림픽으로 시작과 끝을 맺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 대회를 개최하면서 외국인 관중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익금 약 20억 달러 이상이 손실로 돌아갔다. 개최 전 극우 단체가 대한민국 선수촌 앞에서 욱일기를 펼쳐 보이기도 했으며, 한국 선수단의 급식 지원센터는 일본 정부로부터 후쿠시마현 식자재를 피하지 말라는 황당한 요구를 들었다. 산만한 분위기 속에서 개최한 올림픽은 폐막식 때 한국 선수단이 중계 화면에 잡히지 않아 ‘패싱(passing)’논란으로 어수선하게 끝났다.
오징어게임,
넷플릭스 K-콘텐츠 대표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9월 17일에 공개된 후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83개국의 넷플릭스 순위 집계에 따라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전했다. 전 세계 1억 1,100만 가구 이상이 시청하는 등 엄청난 흥행을 거둔 K-콘텐츠였지만, 여전히 제작사가 수익의 10%밖에 배분받지 못해 불공정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이에 넷플릭스 딘 가필드 부사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오징어게임> 속 초록색 운동복을 입고 제작사와 추가 협의 중이라는 말을 전했다. 이후 황동혁 감독은 미국 홍보 행사에서 <오징어게임>의 시즌 2 제작 계획을 밝혔다.
글_하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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