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대학생활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어요” 고려대학교 미디어학 전공 데넬 아네타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2-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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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어요”
고려대학교 미디어학 전공 데넬 아네타
2022년 3월 21일
 
고려대학교 3학년인 데넬 아네타(Denel Aneta)는 미디어학을 전공 중이다. 폴란드에서 자란 그는 유학 전부터 온라인으로 한국을 친숙하게 접했다. 타지에서의 생활이 힘들 때도 있지만, 한국을 사랑하는 만큼 더 오래 머물고 싶다는 아네타. 졸업 후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따뜻한 꿈을 가진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폴란드에서 온 23살 아네타라고 합니다. 한국으로 온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 반이 넘었네요.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약 1년간 한국어학당에서 공부했어요. 지금은 고려대학교 자유전공학부에서 미디어학을 전공하고 있어요. 평소에는 열심히 공부를 하고, 여유가 생기면 춤 연습을 하거나 축구를 보러 가요.

미디어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할 때만 해도 미디어 전공을 생각하지 않았어요. 사회학이나 심리학에 더 관심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신입생 때 여러 학과를 경험해보니 미디어학부의 커리큘럼이 가장 매력적이더라고요. 한국 미디어의 역사와 문화 등을 배우고, 실제 방송과 관련된 여러 실습도 했어요. 그렇게 1학년이 끝나자마자 미디어학 전공을 결정했어요.

한국에 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 질문을 많이 받는데, 사실 저도 한국으로 오게 된 결정적인 계기를 잘 모르겠어요. 어릴 때부터 유튜브 등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해서 그런지, 한국이 먼 나라 같지 않았어요. 오히려 친근한 나라였죠. 성인이 된 뒤에는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한국 유학을 결심했어요.

폴란드와 한국의 가장 큰 문화 차이는 무엇인가요?
나이 문화인 것 같아요. 물론 폴란드에서도 특정 상황에서는 나이가 많은 분에게 존칭을 사용해요. 사회적 지위가 다르거나 낯선 상황에서 나이 차이가 있을 때 그에 맞는 높임말을 써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한두 살만 차이가 나도 대하는 방식이 많이 달라지잖아요. 특히 남성분들이 바로 ‘형님’이나 ‘선배님’ 등의 호칭을 사용하면서 상대방을 어려워하는 모습을 볼 때 조금 신기해요.
 

가장 힘들거나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대학교 수업이 영어와 한국어 수업으로만 이루어져 있는데, 아무래도 두 언어 모두 저의 모국어가 아니라 적응하는 게 힘들고, 답답하기도 해요.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하다가 가족들과 전화를 하면 가끔 폴란드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도 있어요. 그러다 보면 ‘나는 잘 할 수 있는 언어가 하나도 없는 건가’라는 생각에 우울하고 힘들기도 했죠.

유학 생활에서 가장 만족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아쉽게도 제가 한국에 온 지 몇 개월 후에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돼서 유학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어요. 시험 볼 때를 제외하면 학교에 가본 적도 없고요. 그래도 한국인 친구들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도 만나면서 다양한 가치관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아요.

지난 12월, ‘인천 국제 1인 미디어 페스티벌’에도 다녀오셨는데, 참여 계기와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요.
한 기획사의 제의로 TBS 라디오에 출연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얼마 후 다시 연락이 와서 페스티벌에도 다녀오게 됐어요. 각국의 전통 의상을 소개하는 외국인 모델로 참여했는데, 오랜만에 여러 나라에서 온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좋은 추억을 만들었어요. 오랜만에 밖에 나가서 메이크업도 받고, 예쁜 옷도 입어서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어릴 때 모델의 꿈을 꾸기도 했는데,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룬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한편으론 뿌듯했어요.

앞으로 한국에서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아직 명확한 진로 계획은 없지만, 대학교에 다니는 지금이 진로와 목표를 설계할 최고의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졸업할 때까지 한국에 있을 계획이고, 좋은 일자리를 찾아 계속 이곳에서 살고 싶어요. 한국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활동하면서 사회에 긍정적 에너지와 위로, 웃음을 주는 따뜻한 외국인 친구가 되고 싶어요. 가능하다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직업을 갖고 싶어요.
 

아네타가 알려주는 ‘폴란드 여행 팁’
1. 폴란드 사람들도 한국처럼 정이 많아요.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등 간단한 인사말을 외워 가면 반가워할 거예요.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폴란드 친구들과 쉽게 친해지는 방법은 폴란드가 중앙 유럽에 속한다고 말하는 건데요. 동유럽 국가라고 말하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렇답니다. 현지인의 숨겨진 팁이랄까요.

2. 폴란드는 야외 음주가 금지되어 있어요. 한국에서는 코로나19 이전, 공원이나 길거리에서 술을 마시는 게 불법이 아니었지만, 폴란드에서는 원래 밖에서 술을 마시면 안 되거든요. 폴란드가 술을 잘 마시는 나라로 알려졌지만, 길에서 마시는 건 불법이기 때문에 적발되면 벌금을 낼 수 있으니 꼭 기억하세요.
CREDIT
취재 정예은 학생기자
사진 데넬 아네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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