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기를 담은 책이나 글은 많지만 실패담은 좀처럼 찾기 어렵다. 여기 실패담을 적으면 선물을 주는 곳이 있다. 바로 교원그룹이 운영하는 ‘실패전당포’다. 월간 실패담으로 선정되면 약 30만 원 상당의 선물을 증정한다고. 빨간펜 선생님이 틀린 문제에 빗금 대신 ‘별표’를 그려줬던 것처럼, 실패를 재조명해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는 교원 브랜드전략팀 이야기를 들어봤다.
▶ 사진_교원그룹 제공
실패전당포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실패전당포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도전과 실패를 겪는 청년을 응원하기 위해 기획한 캠페인입니다. 실패담을 맡기면 이를 담보로 재도전 기회를 준다는 콘셉트죠. '실패도 성장의 일환'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진정한 의미는 용기를 주는 것입니다. 많은 분이 자신의 실패담을 꺼냄으로써 내 실패를 돌아볼 용기, 보듬을 용기, 다시 나아갈 용기를 얻어 가셨으면 합니다. 6월 24일까지 실패전당포 플랫폼(www.kyowon-more.co.kr)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 대한민국 청년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실패전당포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회가 청년을 위해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은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안전망을 만들어 주는 것인데요. 이를 위해 우선 실패를 무겁게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실패담을 발화하고 서로 공유하는 장을 조성하는 게 필요했죠. 어떻게 하면 본인 실패담을 기꺼이 내보일까 고민하다가 ‘전당포’라는 콘셉트를 떠올렸어요. “크고 작은 실패담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기회를 준다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콘셉트 자체가 주는 흥미로움도 있고요.
실패전당포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너무 예민한 주제가 아닐까 걱정도 했는데, 다행히 기획 의도와 취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주신 것 같아요. 캠페인을 시작한 지 3주가 채 되지 않았을 때부터 150건 가까이 접수될 정도였죠. 캠페인이 종료되기 전에 더 많은 청년이 참여해서 재도전 기회를 잡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매월 6건을 선별해 월간 실패담으로 선정하는데요. 이를 선정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진정성입니다. 어렵게 본인 사연을 꺼내신 분이 많은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심사하지 않으려고 해요. 모든 사연을 꼼꼼하게 읽어본 후 꼭 응원해 드리고 싶은 분을 선정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소재의 경중이 중요한 건 아니에요. 상대적으로 가벼워 보이는 실패담 속에서도 재도전 의지가 읽히거든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여러 심사위원이 참여하는 만큼 공정하게 선정할 계획입니다.
월간 실패담으로 선정되면 응원 선물을 전달한다고요. 실패 극복을 위한 맞춤 선물은 무엇인가요?
특정 제품이 아니라 실제 개인 실패담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맞춤 아이템이기 때문에 어떤 선물이 될지는 사연 선정 이후에 정해집니다. 시험에 붙어야 한다면 학원 수강권을, 건강 회복이 필요하다면 운동 기구가 될 수도 있죠.
▶ 사진 출처_'교원그룹' 공식 인스타그램 @kyowon_official
많은 실패담 중 어떤 실패담이 기억에 남나요?
우선 기꺼이 실패를 맡겨 주신 많은 분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공감되는 사연이 많았는데, 요즘 날씨가 더워져서 그런지 다이어트에 실패하신 분 사연이 기억에 남네요. 빠르게 실패를 인정하고 곧바로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게 공감되더라고요. 물욕 참기에 실패한 사연, 금주에 실패한 사연도 정말 공감됐어요.
실패에 대한 교원 브랜드전략팀 생각은 어떠신가요?
각종 시험, 취업과 관련해 여러 차례 실패를 겪어 봤지만, 특히 관계에 대한 게 가장 뼈아팠어요. 지금도 일상에서 많은 실패를 겪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실패 한 번이 인생 전체의 실패 같아서 좌절도 컸는데, 경험이 쌓일수록 마주하는 감정과 마음가짐이 확실히 달라지더라고요.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경험이 모여 결국 뭐든 해내는 내공이 되기도 했고요. 어떤 실패는 분명 인생에 도움이 된다는 걸 많은 사람이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실패전당포 홈페이지에서 실패유형 검사도 시행하고 있는데요, 유형을 나눈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개개인이 가진 성향을 기준으로 실패하는 원인과 받아들이는 태도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으로 구성했습니다. 즉흥적인지 계획적인지, 도전에 대한 태도는 어떤지 등을 기준으로 잡았어요. 또 전당포 콘셉트이다 보니 실패를 감정한 결과와 가장 어울리는 담보물로 이름 지어봤습니다. 검사에 등장하는 실패요정 캐릭터는 교원그룹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빨간펜에서 모티브를 얻었답니다. 자세히 보면 멋있는 빨간펜 모자를 쓰고 있어요.
교원그룹에서 실패전당포에 이어 창작자 지원 사업 등의 활동을 이어간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떤 활동인가요?
기업에서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던 중 문화·창작 분야 종사자가 코로나19로 활동 기회가 줄어들거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에 지난해부터 청년 창작자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단순 경제적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역량 강화 및 퍼스널 브랜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죠. 지난해는 웹툰 작가를 지망하는 청년 대상이었습니다. 올해는 사업 취지를 더 살릴 수 있는 분야로 계획하고 있어요. 힌트를 드리자면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분’이 주인공입니다. 올 하반기에 공개할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앞으로 청년을 위한 다른 활동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교원그룹이 어린이 교육 사업을 근간으로 성장했다 보니, 청년과 접점을 생소하게 생각하는 분도 많을 것 같아요. 하지만 교원그룹은 ‘성장’을 중시하는 기업이에요. 많은 청년의 도전과 성장을 지원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딥체인지 스타트업 프라이즈’를 2019년부터 실시하고 있고, 앞서 언급한 청년 창작자 지원 사업도 지속할 예정입니다. 교원그룹 공식 인스타그램(@kyowon_official)에서 다양한 활동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실패하고 또 도전하고 있을 많은 청년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각자가 겪는 도전과 실패의 무게가 저마다 다를 테니 감히 위로하거나 힘내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응원’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긴 했지만, 실패전당포는 서로 실패담을 공유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보자는 의도에서 시작한 캠페인입니다. 그런 점에서 혹시나 실패로 힘들어하는 분이 있다면 실패전당포, 혹은 누구에게든 꺼내 놓고 이야기해 보면 좋겠습니다.어쩌면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질 수도 있고, 다음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