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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대신 선물 같은 시간을 전하는 크리스마스 소품 숍, 프레젠트모먼트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2-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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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대신 선물 같은 시간을 전하는
크리스마스 소품 숍, 프레젠트모먼트
 
크리스마스 날 아침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났을 때 트리 밑에 산타가 놓고 간 선물을 한 번쯤 본 적 있을 거다. 하룻밤 사이에 모두를 찾는 산타는 그 많은 걸 어디서 가져왔을까? ‘산타는 없거든’이라며 코웃음 치는 사람을 위해 그의 뒤를 몰래 밟아 선물이 가득한 비밀 창고를 살며시 열어봤다. ‘해리 포터’가 플랫폼 벽을 통과해 9와 3/4 승강장에 도착했듯 마음의 문을 열고 벽을 밀면 누구든 1년 내내 크리스마스인 산타의 비밀 창고 ‘프레젠트모먼트’에 입장할 수 있다. 정말 산타를 믿을 준비가 됐다면 창고 지킴이 파도와 하츠가 전해주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산타의 창고에 처음 들어가 볼 독자를 위해 프레젠트모먼트를 소개해주세요.
오랜 시간 우리 일상 속에 숨어 비밀스럽게 존재해 온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1년 내내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산타의 비밀 창고죠. 프레젠트모먼트는 선물 받아 마땅한 세상 모든 빨간 코를 위한 곳입니다. 이곳에는 산타를 도와 공간을 꾸리는 창고 지킴이와 요정들도 함께 살고 있는데요. 공간에 오면 만나실 수 있어요.

비밀스럽게 존재했던 공간을 개방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어떤 노래는 울지 말고 떼쓰지 않아야 선물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산타는 늘 모든 존재를 위해 선물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다양한 이유로 서로에게 마음을 전하지 못하거나 선물의 힘을 빌리려는 사람이 늘어난 것 같아 오랜 고심 끝에 비밀 창고 중 하나를 개방하기로 했죠.

창고 안에는 주로 어떤 선물이 있나요?
마음을 담아 만든 물건이 많습니다. 들인 시간과 노력의 깊이만큼 마음이 전달된다고 믿거든요. 300년 넘은 가구, 100살 남짓한 인형, 수제 장난감, 붓으로 하나하나 칠한 장식품 등 종류도 다양해요.

깊은 마음이 들어간 빈티지 제품의 매력이 궁금해요.
기계를 통해 만들어지는 제품이 더 정교하고 화려하기도 하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빈티지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물건을 바라보는 사람들 눈빛이 다르더라고요. 꾹꾹 눌러 담긴 마음이 가진 힘이라고 생각해요.

각 소품마다 다양한 역사가 있겠네요. 여러 빈티지 제품 중 가장 오래된 건 무엇인가요?
18세기 영국에서 만든 가구들입니다. 특히 큰 원목을 손으로 깎아 만든 3단 장식장에는 용맹한 사자 형상과 정교하고 멋진 무늬가 조각돼 있어요. 시간이 이렇게 많이 지났음에도 잘 보존됐다는 점이 정말 대단하죠. 튼튼하기도 하고요. 나무를 잘라 붙인 게 아니라 원목 자체를 깎아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 가치 있고 큰 정성이 담긴 가구입니다. 그 밖에도 아직까지 작동하는 오르간이나 당시 와인 바에서 사용했던 바텐더 테이블 등이 있습니다.

빈티지 제품은 신경 써야 할 점이 많을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건 어떤 부분일까요?
앞에서 말한 산타 업무를 보조하는 요정이 케어를 맡고 있는데요. 비밀스럽게 전해지는 오랜 노하우를 통해 일해요.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받는 사람입니다. 단순히 예뻐 보이기보다 전하는 이의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다듬고 포장하는 일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산타를 돕는 요정들도 소개해주세요.
빵 만드는 걸 좋아하는 기요, 질투가 많고 정도 많은 아기같은 힝, 발명왕 쨘이, 정의로운 꺅이, 막내 앙이와 함께 해요. 또 어릴 적 사고 이후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친구들의 도움으로 회복하고 있는 휴까지 여섯 마리 새 요정 친구가 살고 있어요.

요정 친구들 이야기를 담은 인스타툰도 그리고 계시죠. 어떤 내용인지 궁금합니다.
여섯 마리가 함께 살다 보니 때로는 다투거나 투덕거리기도 해요. 하지만 여러 사건을 함께 헤쳐 나가거나 서로를 지켜주고 아끼며 지내고 있답니다. 이 친구들을 관찰하다 기억에 남는 장면을 만화로 그리고 있어요.
 

창고에 있는 많은 인형 중 유난히 애착이 가는 게 있을까요?
지킴이들은 따로 편애하는 친구 없이 모든 인형을 사랑합니다. 같은 크기의 마음이지만 각자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조금씩 다른 형태로 사랑을 주려고 노력해요.

인형마다 다양한 스토리가 있는데요. 어떻게 이야기를 떠올리시나요?
우선 인형 친구와 눈을 맞추며 대화합니다. 오랜 시간 교감하면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적을 수 있어요. 각 친구들을 하나하나 인터뷰한다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인형과 나눈 대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 하나만 들려주세요.
너무 많은 사연이 있어 하나를 꼽기 정말 어렵네요. (웃음) 지금 바로 떠오르는 건 우주에서 온 별 탐험가 곰돌이 친구 이야기에요. 별 500개를 탐험할 계획을 세우고 여행을 떠났는데 499번째로 지구에 도착했다가 아름다움에 푹 빠져 정착하게 됐대요. 반짝이는 금색 날개와 별 자수가 포인트죠.

새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는 인형에게는 어떤 말을 전해주시나요?
인형을 보낼 때 항상 어디서든 사랑받길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든 모든 순간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줘요.

상대적으로 창고에 오래 머무르는 인형이 있을 텐데요. 그런 친구에게 해주고 싶은 한마디가 있을까요?
‘이 자리에 오래 있게 된 건 네가 부족해서가 아니야, 때를 기다리는 것뿐이야’라고 이야기해주곤 합니다. 실제로 비교적 오래 머물러있던 친구를 어느 날 갑자기 앞다퉈 데려가기도 해요. 혹은 뒤늦게 데려가더라도 정말 소중하게 품에 꼭 안고 행복한 표정으로 떠나는 분도 계시고요. 그 모습을 보면 ‘운명이라는 게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킴이로서 창고를 운영하며 가장 뿌듯함을 느꼈을 때는 언제인가요?
감사한 일이 참 많지만 많은 분이 설레는 표정으로 이곳을 즐겨주실 때 가장 뿌듯해요. 겉으로 크게 기뻐하는 분, 티를 내지 않아도 정말 오랫동안 구석구석 살피며 구경해주시는 분에게 포근한 시간을 드리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무척 따뜻해진답니다. (웃음)

그동안 창고를 찾아준 사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이 있다면요?
생애 처음 자기 인형을 가져본다는 중년 여성분이 생각나요. 그간 선물을 준 경험은 많았지만 자신을 위해 사본 적이 없었대요. 이곳에서 운명처럼 ‘이 친구는 내 친구구나!’라는 걸 느끼시고 정말 행복해 보이는 표정으로 인형을 데려가셨어요. 그 순간이 잊히지 않아요.
 

작년 연말에 ‘Santa’s dinner party’ 이벤트나 엽서 기획전을 진행하셨어요. 올해는 어떤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는지 살짝 알려주세요.
그 부분은 산타께서 결정하시는 거라 지킴이인 저희가 말씀드릴 수는 없어요. 하지만 확실한 건 새로운 즐거움이 끊이지 않을 거라는 점이에요. 계속 기대해주셔도 좋아요. 산타와 요정 취향으로 작업한 선물이 가득하거든요.

창고 지킴이인 만큼 크리스마스에 진심이라고요. 크리스마스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삶과 사람에 치여 힘이 들다가도 크리스마스를 떠올리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지 않나요? 일 년 중 많은 사람 마음을 가장 설레게 만드는 날은 단언컨대 크리스마스라고 생각해요. 이날만큼은 푹 쉬어도, 행복해도, 편안해도 된다는 믿음을 갖게 되니까요. 또 누군가에게는 무언가 두근거리는 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날일 수도 있고요!

공간을 방문하는 사람에게 어떤 추억을 선물하고 싶은가요?
머무는 시간 동안 가장 소중한 걸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삶에 치여 잊었던 가치와 존재를요. 그 시간을 보내고 다시 창고 밖으로 나갔을 때 무언가 조금 달라졌다고 느끼면 그 이상 바랄 게 없어요.

창고 지킴이로서 앞으로 산타의 비밀 창고 ‘프레젠트모먼트’가 어떤 공간으로 남으면 좋을까요?
크리스마스가 주는 설렘처럼 언제 와도 마음 편히 기쁘고 행복한 공간이 되길 바라요. 겨울은 물론이거니와 모든 계절에서 크리스마스의 따뜻함이 필요하니까요. 삶에 지친 사람에게 울어도 괜찮다고, 존재 자체로 선물 받아 마땅하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더 많은 분께 이런 순간을 전해드리고 슬플 때나 지칠 때 언제든 와서 편안해질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곳이 되길 바라며 열심히 가꾸고 있습니다.
 
CREDIT
취재 양지원 기자
사진 프레젠트모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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