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게 가장 이상하다
K-미스터리 파헤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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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킹덤>은 드라마로 시작해 영화 버전까지 나올 정도로 인기 작품이야. 김은희 작가는 《조선왕조실록》 중 많은 백성이 괴질에 걸려 죽었다는 기록을 보고 영감을 얻었대. 조선시대와 좀비, 아무 연관 없는 소재 같은데 옛것에서 기이한 부분을 찾아낸 게 놀라워. 더 많은 K-미스터리에 대해 알아볼까? 우리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잖아!
예나 지금이나 무서운 전염병
좀비는 아니지만 조선시대에도 무서운 전염병이 있었어. 15세기부터 16세기까지 발생했던 온역(瘟疫)이 대표적이지. 《조선왕조실록》에 관련 기록만 15건이 넘어. 입이 헐어 기침이 나는 병인데 심하면 말까지 못 할 정도였고, 죽는 사람도 정말 많았대. 당시에는 임금이나 벼슬아치의 잘못된 정치로 전염병이 퍼진다고 여겼어. 이럴 땐 제사를 지내기도 했지. 과학적 해결법이 아예 없던 건 아니야. 《신찬벽온방》, 《간이벽온방언해》 등 전염병 증상과 대처법을 담은 의역서를 배포했어.
오랫동안 두려움의 대상이던 병도 있어. 말라리아 등을 말한 ‘학질(瘧疾)’이야. 20세기 이후에는 차츰 줄었지만, 조선시대 내내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였대. 목숨까지 앗아가던 병을 고치기 위해 의학적 처방에 더불어 주술까지 동원했다는 기록이 많아.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을 보면 세종대왕 형인 양녕대군도 학질에 걸렸는데, 어의와 함께 주술을 외는 승려를 보내 치료를 도왔대. 괴롭고 어려운 일에서 벗어나느라 진땀을 뺄 때 쓰는 ‘학을 뗀다’라는 표현도 바로 이 학질에서 비롯했어. 지독한 병을 끝내고 싶은 염원이 담긴 거지.
국운을 결정하는 하늘의 뜻, 일식
신기한 천문현상은 어땠을까? 조선시대에는 기상과 천문 등 사무를 담당한 관상감에서 현상을 예측했고, 일식이나 월식같이 하늘에 이변이 있을 때 임금이 구식례(救蝕禮)라는 의식을 치렀어. 해가 가려지는 걸 불길한 징조로 인식해 다시 나오길 기원하며 의식을 행한 거야. 세종 4년 1월 1일, 일식을 기다리며 구식례를 하는데 15분 정도 오차가 생겼대. 그러자 예보관 이천봉에게 죄를 물어 곤장을 쳤다는 기록이 있어. 천체 관측은 온 백성을 다스리는 임금 능력이라고 생각했기에 재앙을 막기 위한 의식을 망쳤다는 거지.
세종은 예측 실패 원인을 과학에서 찾았어. 당시 조선은 중국 역법을 따랐기 때문에 천체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웠거든. 이에 세종은 조선 맞춤 역법 만들기를 지시했대. 하지만 해와 달의 움직임, 다양한 천체 위치까지 정확히 파악하는 건 쉽지 않았을 거야. 무려 20년 연구 끝에 조선에 맞는 역서 칠정산(七政算)을 펴냈고, 세종 29년에 다시 찾아온 일식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어.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오차가 커졌지만, 영조가 역법을 다시 정리했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도깨비 이야기
동화 ‘혹부리 영감’ 기억해? 혹 떼러 갔다가 오히려 혹을 붙이고 온 이야기 있잖아. 여기서 등장하는 도깨비는 음주와 가무를 즐기며 노는 걸 좋아하지. 어리석기도 하고 정감 가는 모습으로 다가와.
가장 흔하게 떠올리는 도깨비 모습은 ‘외눈 도깨비’일 거야. 좋은 먹성 때문에 입과 배가 눈에 띄는 형태지. 특히 메밀묵과 시루떡을 좋아하는데 사람에게 술과 밥을 얻어먹고 말도 없이 사라진대.
달걀귀신 말고 ‘달걀 도깨비’도 있다는 사실. 사람을 해하고 겁을 주는 귀신과 달리 발랄하면서도 생기 있는 성격을 가졌어. 데굴데굴 굴러다니면서 끊임없이 조잘거린대. 말을 너무 많이 해서 항상 입이 강조된 모습이야.
이웃집 농부 아저씨 같은 ‘김 서방 도깨비’도 존재해. 친근함과 소박함이 한국 도깨비 중요 포인트거든. 이런 이미지 덕분에 우리나라 전통 도깨비에 이질감이 적은 거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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