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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너무 많은 것도 병일까? 정신적 과잉 행동, PESM 증후군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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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너무 많은 것도 병일까?
정신적 과잉 행동, PESM 증후군
 
생각은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한 두뇌 활동이다. 그 활동이 쌓여서 가치관을 형성하고 신념을 만든다. 이런 생각이 두드러지거나 일반 사람보다 더 예민함을 느낀다면 정신적 과잉 행동 상태는 아닌지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나도 정신적 과잉 행동인?

MBTI 유형에서 ‘N(직관형)’에 속하는 사람을 창조적이며 생각이 많다고 일컫는다. 이런 특징은 사고의 전환을 가져오거나 감정을 다스리는 힘을 기르는 등 긍정적 영향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뭐든 과하면 좋지 않은 법. 쉬지 않고 두뇌를 움직이거나 넘치는 생각 때문에 삶이 피곤하다면 이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PESM(Personnes Encombrées de Surefficience Mentale) 증후군, 즉 정신적 과잉 행동이다. 병리학이나 정신의학적 개념이라기보다 여러 사람이 겪는 현상을 단어로 만든 대중심리학에 가깝다.

단순히 상상력이 풍부하거나 생각의 양이 많다는 문제가 아니다. 이들의 특징을 간단하게 나열해보자면 잠깐의 틈을 주지 않고 여러 생각이 밀물과 썰물처럼 쓸려왔다가 밀려난다. 호기심이 많을 나이는 진작 지났는데 여전히 온갖 것에 관심이 가고, 시각·청각·후각·미각·운동감각 등은 갈수록 살아나서 유난히 예민한 사람으로 비친다. 감정이입이 지나쳐 공감 능력이 높아 보일 수 있지만 정작 본인은 넘쳐흐르는 감수성에 지치는 일도 잦다. 뿐만 아니라 실패, 거절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감이 커 작은 결정도 어려워한다. 특이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자랐기 때문에 자존감이 높지 않고 타인 앞에서 진짜 모습을 드러내기 꺼려하는 경우도 많다


예민한 감각을 타고난 것

여기까지 본인 이야기 같다면 아래 체크 리스트를 확인해보자. 4개 이상 해당 시 정신적 과잉 행동인일 확률이 높다.
 
▶ 출처_채널A 예능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그동안 정신분석학계에서는 이러한 기질을 가진 사람을 ADHD가 있거나 감정 기복이 심한 환자로 여겼다. 하지만 프랑스 심리치료사이자 작가인 크리스텔 프티콜랭(Christel Petitcollin)은 저서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를 통해 ‘정신질환자’가 아닌 ‘정신적 과잉 행동인’임을 밝혔다.

그는 ‘우뇌형 인간’ 특성을 통해 이유를 설명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분석적이고 체계적인 좌뇌를 많이 쓰는 편이지만, 정신적 과잉 행동인은 반대로 정서적인 우뇌를 더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창의성과 예술성이 높으며, 다른 사람이 하는 말투·표정·몸짓 등을 잘 기억한다고 정리했다. 이들은 대부분 선천적으로 과민한 감각을 타고났다. 대다수가 잘 인지하지 못 하는 작은 부분까지 알아차리고 그로 인한 생각이 많아지기 때문에 예민하고 까다로운 사람으로 오해를 받곤 한다.


생각을 정리하는 힘

항상 새로운 무언가를 뇌에게 제공해야 하는 정신적 과잉 행동인. 하지만 무엇보다 머리를 비울 줄도 아는 게 중요하다. 크리스텔 프티콜랭은 생각을 멈추기 힘들다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내용을 정리하는 습관을 길러 보라고 조언했다.

먼저 닥치는 대로 쌓아 둔 생각 창고를 정리해야 한다. 어떤 주제로 혼란스러워지는 순간 글이든 그림이든 자유롭게 메모를 하고 머릿속을 비우며 시작하자. 처음 단어부터 계속 떠오르는 걸 적는다면 점점 정돈될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후 불필요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을 하나씩 지워 가면 생각 구조 체계를 조금 가볍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모든 걸 적기가 막막할 때는 떠오르는 단어를 마인드맵으로 작성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자존감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 정신적 과잉 행동인은 이상하거나 특이한 사람이 아니라 단지 생각 알고리즘이 남보다 조금 더 많은 사람이다. 자존감을 강화해야 정신적으로 온전히 회복할 수 있다.

 

생각 에너지가 많은 사람

모두가 바쁘디 바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만큼 저런 면모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이 어딨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정신적 과잉 행동인에 해당하는 사람을 전체 인구의 약 10~15%로 예측하는 걸 감안하면 정말 그저 생각이 많고 민감한 사람일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내가 너무 예민한가?”라는 물음을 달고 살거나 “왜 이렇게 예민하냐”고 핀잔을 주는 이에게 예상보다 그런 특징을 가진 사람이 많으며,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라는 걸 알려주려 한다.

앞에서 말했듯 정신적 과잉 행동인 특징 중 하나는 감각이 유달리 예민하다는 점이다. TV소리 같은 잡음에 화를 내거나 진한 향수 냄새를 싫어하는 등 민감한 감각을 부정적으로 표출한다. 하지만 이를 달리 생각하면 사소한 자극으로 다른 사람보다 행복을 쉽게 누릴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들은 아름다운 풍경, 감미로운 소리, 좋은 향 등 감각적 부분으로 삶을 채운다.

정신적 과잉 행동인은 예민한 게 아니라 섬세한 사람, 유별나거나 특별한 인간이 아니라 ‘그냥 그런 기질을 가진’ 사람이다. 남보다 뛰어나면 뛰어난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불완전한 모습 그대로도 충분히 완벽하다. STAYC(스테이씨) 노래 ‘Teddy Bear’ 중 ‘Quiet please 비행기 모드로, 편히 앉아 불필요한 말 속으로’라는 가사처럼 모든 관계에서 굳이 이해받으려고 애쓸 필요 없으니 타고난 본인 모습을 이해하고 수용해보자.
CREDIT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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