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대학생활

연말만 오면 우울해지는 나, 이유가 뭘까?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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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만 오면 우울해지는 나,
이유가 뭘까?
 
크리스마스 캐럴이 밝게 울려 퍼지는 12월. 하지만 설레는 연말 분위기와 반대로 나도 모르게 우울해지는 사람이 있을 거야. 이런 증상을 ‘연말증후군’이라고 한대. 미국심리학회(APA)는 ‘홀리데이 블루스(Holiday Blues)’라고 정의했지. 단국대학교 심리치료학과 임명호 교수님과 연말 증후군을 슬기롭게 이겨낼 방법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전해줄게.

 
 
▶ 단국대학교 심리치료학과 임명호 교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단국대학교 공공·보건과학대학 심리치료학과 교수 임명호입니다. 심리학·정신과학을 융합해 상담 및 임상심리, 정신보건, 환경보건, 소아·청소년 정신장애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룹니다.

연말증후군은 무엇인가요?
요즘처럼 연말이 되면 우울증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데요. 이러한 경우를 연말증후군 혹은 홀리데이 블루스라고 합니다. 블루스(Blues)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파란색이라는 뜻이지만, 해당 용어에서는 가벼운 우울감을 의미해요.

연말증후군에는 어떤 증상이 있나요?
사람마다 달라요. 다소 우울하거나 일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고, 무기력증과 피로감을 쉽게 느끼기도 하죠. 이외에도 식욕 저하, 불규칙한 수면 등 가벼운 증상부터 무거운 정도까지 다양합니다.

연말을 혼자 보내느라 외로움을 겪는 것도 증후군 이유 중 하나일 것 같아요.
그럴 때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 편한 사람 등과 연말을 보내보세요. 저도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한 사람과 연말을 보내려고 노력하는 편이거든요. 직접 만나기 어렵다면 줌(ZOOM)으로 소통하거나, 전화하는 것도 연말증후군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

특히 학생이나 취준생 사이에서 연말증후군을 겪는 사람이 많다고 하는데요. 이유가 궁금합니다.
경제적 요인이 가장 크지 않을까요? 최근 몇 년간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청년들이 겪는 경제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는 중이에요. 취업이나 주거 문제처럼 사회적으로 성취 가능한 일이 줄었잖아요. 그러다 보니 연말증후군을 겪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예전부터 연말이면 관련 증상 때문에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요즘 더 늘어난 것도 체감하고요.

성취주의와도 관련이 있는 걸까요?
네, 맞습니다.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에 급격히 산업이 발전하면서 선진 국가로 성장했는데요. 반대로 조급한 성취주의 문화가 자리 잡아버렸죠. 천천히 쉬어가도 원하는 걸 충분히 이룰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남들보다 빨라야 성공한다는 경쟁 문화가 조성된 거예요. 그렇게 치열한 분위기 속에서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나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듯 보여서 마음이 불안한 것입니다.

SNS가 연말증후군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겠네요.
아무래도 그렇겠죠. 대부분 SNS에는 자신이 즐겁고 행복했던 모습만 업로드하고 불행한 면은 올리지 않습니다. 이를 ‘생존 편향’이라고 해요. 말 그대로 살아남은 부분에 주목하고 실패한 건 고려하지 않는 현상을 뜻하죠. 그러니 다른 사람의 행복한 장면만 보면서 현혹되지 말았으면 합니다.

성취주의를 극복하고 스스로를 긍정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몇 년 전부터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문화가 유행했는데,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행복의 만족도는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합니다. 힘들고 우울한 순간일수록 작은 일에서 성취감을 얻는 게 매우 중요하거든요. 작은 성취를 통해 자신감이 생긴다면 취업 같은 큰 일에도 도전하기 쉬울 거예요. 또 타인이 이룬 성취와 비교하지 마세요. 정말 신경 써야 하는 건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입니다. 지칠 때면 본인에게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것도 꼭 기억하세요. 저도 가끔 스스로에게 말하거든요. “명호야, 오늘 이 정도면 아주 괜찮았어. 인정!” (웃음)

연말을 보내는 대학생 중 취업이나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오랫동안 학생들을 만나며 전반전에는 성과를 내지 못하다가 후반전에 눈부시게 빛나는 친구가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너무 일희일비하기보다 ‘마이웨이’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을 거예요.
CREDIT
 김혜균 인턴기자
사진 임명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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