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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예능 시대는 끝? 넷플릭스가 바꾼 예능의 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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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세력 확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기존 드라마·영화 콘텐츠에 집중하던 넷플릭스가 이번에는 한국형 예능 편성 전략까지 가져가며 국내 지상파 및 종합편성채널에 긴장감을 높였다.
넷플릭스가 주도한 OTT 예능 혁명 최근 글로벌 플랫폼 넷플릭스(Netflix)가 한국 예능 시장까지 삼켰다. 주 5일 예능을 편성하고, 지난 2월 22일부터 예능 신작 5편을 공개했다. 시즌제로 한꺼번에 몰아볼 수 있었던 기존 오리지널 시리즈와 달리 이번 ‘일일 예능’은 TV 방송처럼 1년 동안 매주 새로운 에피소드를 하나씩 선보이는 방식이다.
월요일은 가수 데프콘의 동호회 체험기 <동미새: 동호회에 미친 새내기>, 수요일에는 추성훈이 토크쇼 MC로 데뷔한 <추라이 추라이>, 목요일은 가수 성시경과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孤独のグルメ)> 주연 마츠시게 유타카(松重豊)의 한·일 미식 탐험기 <미친 맛집: 미식가 친구의 맛집>, 토요일은 최강록 셰프와 유튜버 문상훈이 진행하는 요리 토크쇼 <주관식당>, 일요일에는 KBS 예능 <홍김동전> 출연진과 제작진이 다시 뭉친 프로그램 <도라이버: 잃어버린 나사를 찾아서(이하 도라이버)>를 편성했다.
<피지컬 100>, <솔로지옥>, <사이렌: 불의 섬>, <좀비버스>, <코미디 로얄> 등 그동안 넷플릭스가 제작한 예능은 글로벌에 초점을 맞추고 장르적 재미가 강했다. 제작 기간도 1년 이상 걸렸으며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식이었다. ‘일일 예능’은 이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과 다른 분위기다. 30분 내외로 짧고 가볍게 볼 수 있는 ‘한국식 밥 친구 예능’으로 접근했으며, 제작비도 TV 예능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적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예능을 총괄하는 유기환 디렉터는 “급변하는 시청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는 주간 예능으로 다양한 취향의 시청자를 만족시키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제 TV로 예능 안 봐요 가장 화제로 떠오른 건 <도라이버>다. <홍김동전>으로 방영할 당시 TV 시청률은 1%대였지만 SNS에서 ‘제2의 무한도전’이라는 입소문을 타며 OTT 플랫폼 웨이브(Wavve)에서 한국방송 비드라마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제작비 대비 낮은 시청률 등을 이유로 끝내 종영하자 아쉬운 목소리가 이어졌다. 폐지된 지 1년이 지난 현재, 프로그램 이름만 바꾼 채 출연진은 물론 메인 연출자까지 그대로 넷플릭스에 모였다. 검증된 재미를 그대로 옮겨온 덕분에 공개 직후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1위까지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TV에서 힘을 쓰지 못했던 콘텐츠가 넷플릭스에서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는 상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OTT가 TV 예능까지 접수하며 기존 방송사 입지가 더욱 좁아질 거라는 우려가 커졌다. 0%~1%대 시청률을 기록하는 TV 예능 프로그램이 속출하는 등 방송사 콘텐츠 외면 현상은 갈수록 더 심각해지는 중이다. 해당 콘텐츠 부진에는 저마다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주 이용 플랫폼이 OTT나 유튜브로 이동한 영향이 가장 크다고 분석한다. 최근 중장년층마저 TV가 아닌 OTT로 소비하는 성향이 강해져 방송사는 비상이 걸렸다. 이에 대해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OTT가 콘텐츠 소비 주력 플랫폼으로 자리한 지 오래됐다. 변하지 않는 기성 미디어 한계는 더 도드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또 넷플릭스 비중이 계속해서 높아지는 점에 대한 우려도 늘었다. 드라마에 이어 예능까지 OTT 의존형 제작 환경이 가속화되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가 제작비, 출연료 상승 등을 불러온 것처럼 예능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글로벌 무대로 진출한 K-예능의 성장 넷플릭스가 시도한 새로운 실험은 구독자 이탈을 막고,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콘텐츠 시청 시간이 늘수록 광고 매출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월 5,500원인 광고 요금제 가입자 수는 전 분기 대비 30% 증가했고, 신규 가입자 55% 이상이 해당 요금제를 선택했다.
해외에서 한국 콘텐츠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보인다. <오징어게임> 등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를 통해 한국에 친밀감을 가진 시청자는 한국 예능까지 적극 찾아보는 추세다. 넷플릭스가 최근 공개한 ‘2024년 하반기 시청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콘텐츠는 2023년부터 연속으로 비영어권 콘텐츠 중 시청 수 1위를 유지하는 중이다. 예능 중에서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 1,700만으로 가장 많은 시청 수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최고 콘텐츠책임자(CCO) 벨라 바자리아(Bela Bajaria)는 지난해 LA 쇼케이스에서 “한국 콘텐츠는 다양하면서도 매력적이며, 몰입감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언어와 문화를 넘어 전 세계를 아우르는 영향력을 보여준다. 이미 글로벌 문화의 중심에 있다”라며 강한 신뢰를 보였다.
OTT에서 태어난 K-예능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K-예능 가능성을 엿본 넷플릭스는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며 예능 파이 자체를 늘렸다. 덕분에 ‘예능 대가’라고 불리는 PD가 제작하는 콘텐츠도 만나볼 수 있을 듯하다. 넷플릭스는 지난 2월 진행한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코리아(Next on Netflix 2025 Korea)’에서 스타 PD 나영석과 협업을 발표했다. 아직 정확한 세부 사항은 공표하지 않았지만, 나영석 PD가 tvN, 티빙 외의 플랫폼과 처음 협업하는 만큼 어떤 시너지를 발휘해 낼지 이목이 쏠린다.
미디어 생태계가 계속해서 변화하는 만큼 예능 분야 역시 변화의 중심에 놓여 있다. 넷플릭스와 국내 예능 제작자 협업은 예능계 흐름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이후 OTT 업계에서 예능 콘텐츠가 대세로 떠오르며 다른 플랫폼도 예능 제작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넷플릭스의 이번 시도가 업계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되는 이유다.
CREDIT 글 양지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