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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One 2 Minutes, 숏폼 드라마에 빠지는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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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콘텐츠는 어디까지 확장할까.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유튜브 숏츠 등 길이가 짧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흐름은 여전히 두드러진다. 최근 단시간에 몰입감 높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숏폼 드라마’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는 중이다.
컵라면이 끓기도 전에 펼쳐지는 기승전결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드라마는 한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과 24부작 방영이 기본이었다. 하지만 이런 공식이 점점 깨지고 16부작에서 8부작, 6부작으로 줄어들더니 이제는 숏폼 트렌드에 맞춰 드라마마저 짧고 강렬하게 변화했다.
숏폼 드라마는 모바일에 맞춘 세로 프레임을 기반으로 하며, 단시간에 몰입하도록 제작하는 숏폼 형태 드라마다. 빠른 전개와 짧은 러닝타임, 강렬한 몰입감이 핵심이다. 기존 드라마가 한 회당 60분이라는 긴 호흡으로 감정을 축적했다면 숏폼 드라마는 단 몇 초 만에 갈등을 만들고 해결하는 등 극단적으로 압축한 스토리가 특징이다. 분량은 편당 최대 2분 내외이며, 에피소드는 50~150편으로 구성한다. 드라마 한 편을 모두 감상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3시간.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소비할 수 있어 바쁜 일상 속 감각적 즐거움을 원하는 시청자에게 각광받는 중이다. 지난해부터 중국, 미국을 중심으로 퍼지다 최근 한국에서도 6,500억 원 규모로 성장하며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OTT가 틱톡 세대를 사로잡는 비결 이에 왓챠는 국내 OTT 플랫폼 중 처음으로 숏폼 드라마 전용 플랫폼 ‘숏챠’를 출시했다. 1분 내외에서 최장 10분의 짧은 형식 드라마와 예능을 통해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 잠식된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웹툰처럼 일부 회차는 무료로 제공하고, 나머지는 편당 300~500원 정도에 구매하거나 광고 시청 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지난 7월 오디오 소셜 플랫폼 ‘스푼’을 운영하는 ‘스푼라디오’도 숏폼 드라마 글로벌 플랫폼 ‘비글루’를 출시했다. 동시에 한국에서 제작한 숏폼 드라마 50여개를 7개국 언어로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이 외에도 OTT 플랫폼 티빙(TVING)이 최근 ‘숏폼’ 탭을 신설하며 숏폼 드라마 콘텐츠 강화에 나섰고, 틱톡과 유튜브도 콘텐츠 길이를 점차 늘리며 관련 시장을 탐색 중이다.
1분짜리 사랑에 몰입하는 이유 많은 사람이 숏폼 드라마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간은 없지만 더 많은 콘텐츠를 즐기고 싶은 ‘인스턴트 소비’와 맞닿아 있다. 뻔하지만 익숙하고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 만화를 보는 듯한 연출 등으로 몰입이 쉽다는 장점도 갖췄다. 쉽게 지루함을 느끼는 Z세대 시청자에게 알맞은 콘텐츠인 셈이다. ‘마라맛’ 소재 역시 흥행 요인 중 하나다. 초반 수십 초 안에 시청자 관심을 끌어야 하기에 자극적 소재를 선보인다. 대표적으로 ‘숏챠’에서 인기 1위를 차지한 <초고속 결혼 후 열애중>은 약혼, 파혼, 결혼이라는 복잡한 이야기를 단 5분 만에 풀어내 주목 받았다. 이 외에도 재벌가 암투 등 한국식 막장 드라마 클리셰가 인스턴트 식품처럼 자극적으로 펼쳐진다. 개연성은 부족하지만 도파민 생성에 제격이기에 시청자는 계속해서 다음 화를 결제하고 더 많은 숏폼 드라마를 찾아보는 식이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들이는 비용 대비 매출이 크기 때문에 숏폼 드라마 수익모델이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드라마 초반 10~20회를 무료로 시청하고, 이후 편당 500~1,000원을 결제하는 방식이기에 완결까지 모두 시청하면 OTT 월 구독료와 비슷하다. 반면 제작비는 기존 드라마보다 훨씬 저렴하다. 기존 드라마 한 회 제작비 평균이 20억 원인 반면 숏폼 드라마는 50부작 기준 1억 5,000만 원 정도에 제작이 가능하다. 영상 제작 속도 또한 기획에서 업로드까지 2~4개월이면 충분하다. 저비용으로 고효율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덕분에 제작사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웹드라마 대중화를 이끈 플레이리스트, 와이낫미디어 등이 본격적으로 숏폼 드라마 제작에 뛰어들었고, 디앤씨미디어는 배우 박하선, 이동건을 주연으로 내세운 숏폼 드라마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랑>을 선보일 예정이다.
멈출 수 없는 짧은 중독 숏폼 드라마 흥행은 이제까지 K콘텐츠 공식을 깨뜨리는 시도이자 생존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OTT 플랫폼과 차별화된 채널로서 K콘텐츠의 또 다른 경쟁력을 확보할 거라는 기대가 커지는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마케츠는 글로벌 숏폼 산업 규모를 2021년 432억 달러(약 63조원)에서 2026년 1,350억 달러(약 197조 원)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KT그룹의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기업 나스미디어는 여러 숏폼 형식 중 숏폼 드라마가 획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짧은 러닝타임은 깊이 있는 서사를 그리거나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구성하는 데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고, 상업성에만 치중해 자극적 설정이나 클리셰에 의존하는 경우도 많다. 콘텐츠 소비 속도가 빨라진 만큼 지속 가능한 퀄리티 균형 문제, 제작진 처우 악화 가능성 등도 우려된다. 속도감 있게 콘텐츠를 소비하는 흐름 속에서 앞으로 숏폼 드라마가 더 성장하려면 장르 다양성과 서사 방식을 어떻게 변주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CREDIT 글 양지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