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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을 자아내는 영상의 힘 성신여자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노동렬 교수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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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을 자아내는 영상의 힘
성신여자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노동렬 교수
 
연출가이자 교육자로서 노동렬 교수의 확고한 철학은 ‘영상으로 말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을 일깨워 준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감정을 자아내는 작품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게 만든다. 강력한 의미를 전달하는 영상의 힘은 참으로 대단하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하신 뒤 드라마 PD가 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고3 때 신문 기자셨던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는데, 직업을 이어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문방송학과에 갔어요. 대학 생활 중 카메라로 다양한 주제를 담아 TV를 통해 보여주는 다큐멘터리가 기사보다 전달력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다 군대에 가서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는데요. 당시에는 문학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 많아서 스토리텔링이 탄탄했어요. 그런 이야기를 접하면서 다큐멘터리보다 드라마가 더 영향력 있겠다고 여기게 됐죠. 기자라는 사명감이 다큐멘터리를 거쳐 드라마라는 장르로 바뀌었습니다.

작품을 연출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첫 번째는 ‘이 이야기를 왜 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거예요. 테마와 기획 의도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하죠. 그다음은 논리적인 ‘내적 타당성’입니다. 인물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저부터 이해하고, 다른 사람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전체 스토리보드를 구성하는 데 문제가 생기거든요. 먼저 논리를 갖춰야 그 안에 감정과 정서가 입혀지고 몰입이 가능해집니다.

교수님 수업 중 ‘영상커뮤니케이션’과 ‘영상미학’은 다른 대학에서는 잘 진행하지 않는 분야라고 하더라고요. 이런 강의를 개설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제가 공부하던 시절에는 실무 경험을 가진 사람이 강의하는 경우가 드물었어요. 기술 감독이나 카메라를 배운 사람이 연출을 가르쳤죠. 연출은 작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유명한 PD가 된 뒤 학교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직접 일하며 느꼈던 부분을 다른 분들과 차별화해서 가르치고 싶었어요.

시나리오부터 연출, 연기까지 학생들 힘으로 드라마 한 편을 제작하는 조별 과제를 내주시는데요. 이 과제를 통해 학생들이 무엇을 얻길 바라시나요?
내가 이 글을 왜 쓰는지,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를 고민해 보라는 취지로 진행하는 과제입니다. 이야기를 명확히 설정하면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 지루해지는 이유도 금방 찾게 돼요. 직접 대본을 씀으로써 연출자는 연출자대로, 스태프는 스태프대로 중요한 장면과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기 수월하죠.

조별 과제 팀원 구성도 모두 학생에게 맡기시죠. 이런 방식을 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팀 구성부터 실력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창조 산업과 콘텐츠는 프로젝트 기반 조직(PBO)으로 이뤄집니다. 이 시스템의 장단점을 알고 사회에 나가는 게 매우 중요해요. 원하는 팀에 합류할 수 있도록 자기 능력을 보여줘야 하고요. 또한 콘텐츠는 제작 과정보다 결과물 자체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여러분이 직접 팀을 나눠서 꾸리고, 리더를 선정하고, 그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며 이를 체감하라는 의도입니다.

학생들 작품을 보면 어떤 느낌이신가요?
참 잘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가르치지 않은 부분까지 해냈다고 느껴질 정도죠. 단편영화제에 출품해 상을 받고 영화관에서 상영까지 한 작품도 있어요. 그런 게 기억에 많이 남네요.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생태계 속에서 드라마 PD를 꿈꾸는 학생은 어떤 자세로 꿈을 키워 나가야 할까요?
우선 대사 등을 통해 작품 속 내적 타당성을 파악해야 하고요. 누군가 상처받지 않도록 고민하는 능력을 키웠으면 합니다. 사실 영상을 보는 안목은 대부분 높은 수준을 갖추고 있어요. 저는 개념과 활용 방법을 가르치는 거죠. 그리고 OTT 등 변화하는 시장에 맞춰 글로벌 트렌드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길 바랍니다. 관점 자체를 세계적으로 확장하면 좋겠어요. 그럼 더 넓은 무대에서 더 크게 성공할 가능성이 생길 테니까요.

“이제는 영상으로 말하는 시대”라는 교수님 말씀이 인상 깊었는데요. ‘영상으로 말하는 시대’에서는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까요?
영상 기호는 사전에 있는 게 아니라서 노력하는 만큼 풍부한 표현 능력이 생깁니다. 작품을 많이 볼수록 흡수하는 양이 많아지고 속도도 빨라져요. 그리고 관찰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인상을 쓰고 있으면 무슨 일이냐고 묻기도 하잖아요. 그런 관찰을 통해서 머릿속에 여러 경우의 수를 쌓아두길 바라요. 이를 다양하게 결합하면 창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거든요. 그러니 감상과 관찰을 많이 하세요. 또 지금 우리 사회에 나타나는 이슈와 문제에 대해 많이 고민해야 합니다. 대학생 때 무엇을, 왜 만들고 싶은지 탐구하는 기회와 토대를 마련해야 해요. 그런 철학을 가져야 역사적 사건이나 소설을 보고 이를 통해 현재 사람들과 무엇을 공감하고 싶은지 이야기를 만들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영상 연출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응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방송사에 들어가지 않으면 콘텐츠를 만들 기회가 없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아이디어만 좋으면 누구든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세상이에요. 그러니 두려워할 것 없습니다. 사회에 무슨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지 확실히 하고 신선한 소재를 끌어들인다면 누구나 도전 가능해요. 그에 더해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길 바라는지 ‘테마’를 설정하면 감동을 주고, 여러 번 보게 만드는 경쟁력을 갖추게 될 거예요. 조금 상업적인 마인드도 있어야 하죠. 그래야 콘텐츠를 본 사람이 느낀 감동이 경제적 소득으로 돌아오니까요. 이런 자세를 잘 융합한 창작자로 성장하면 좋겠습니다.

 


PROFILE

학력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학사
서강대학교 대학원 신문방송학과 석사
서강대학교 대학원 신문방송학과 박사

경력
KBS 제작단 드라마 PD (1991~2006)
성신여자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2006~현재)
한국방송대상, 백상예술대상, 대종상 영화제, 한국민영방송대상, 서울드라마어워즈,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등 심사위원 경력 다수

수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표창 (2016)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2022)

연출
KBS2 드라마 《골목안 사람들》
KBS2 드라마 《여고 동창생》
MBC 드라마 《왕꽃 선녀님》
외 다수
CREDIT
 김미소 인턴기자
사진 노동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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