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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세계로 쏘아 올리는 낭만 로켓에 담긴 실패의 미학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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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세계로 쏘아 올리는 낭만
로켓에 담긴 실패의 미학
 
“사실 실패하는 날이 더 많아서 아무렇지 않아요. 다시 쏘면 되니까.” 보통 ‘로켓’이라고 하면 아득히 먼 곳을 향하는 성공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인하로케트연구회’가 말하는 로켓은 시행착오를 겪는 인생과 닮아 있었다. 고군분투하며 낭만을 쏘아 올리는 동아리를 소개한다.

 

인하대학교 중앙동아리 ‘인하로케트연구회’

《캠퍼스플러스》 독자분들께 동아리 소개 부탁드려요.
국내 최초 대학 로켓동아리인 인하로케트연구회(IRRI)는 1986년 설립 후 38년째 중앙동아리를 유지하는 중이에요. 로켓 발사, 스터디, 봉사, 견학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며 아마추어 대학생의 로켓 연구 저변을 넓히기 위해 노력합니다.

관제팀·CFRP 본체팀·추력 테스트팀·낙하산 팀으로 구성한다고요. 각각 어떤 일을 담당하나요?
관제팀은 발사된 로켓의 궤적·고도·가속도·속도 등을 계측합니다. 작년에는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관제 시스템 ‘I-link’를 자체 개발했답니다. 본체팀은 CFRP(탄소섬유복합재)를 가공해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동체를 만들기 위해 연구해요. 추력 테스트팀에서는 로켓을 수직으로 쏘아 올렸을 때 최고 고도를 예측하고요. 인공위성 역할을 하는 물체를 어떻게 로켓 밖으로 사출할지 연구하는 일은 낙하산팀이 담당합니다.

스터디에서는 무엇을 배우나요?
로켓 구조, 발사 원리 등 기본 이론부터 시작해요. 로켓에 관심 있는 인하대생이라면 누구나 가입 가능한 동아리이기 때문에 기초 지식부터 가르쳐드려요. 이외에도 전자 장치를 작동시키는 전자 보드 ‘아두이노(Arduino)’를 다루는 방법이나 도면 설계 프로그램 ‘카티아(CATIA)’를 함께 공부합니다.
 

로켓 발사 테스트는 어떻게 진행하는지 궁금해요.
우선 발사 데드라인을 정하고 로켓과 발사대를 제작합니다. 주로 학교 운동장이나 공터에서 테스트해요. 화약 로켓이라면 지자체에 신고 후 진행해야 하고요. 발사대에 로켓을 세운 뒤 관제 프로그램이 잘 작동하는지 점검하고 발사하는데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낙하산이 잘 사출됐는지 확인 후 회수하고, 데이터 값도 살펴보죠. 테스트는 변수가 정말 많아서 저녁 7시로 계획했던 발사가 밤 11시 넘어서 이뤄지기도 해요. 동아리를 하며 ‘한 번에 되는 건 절대 없다’라는 걸 느꼈어요. 실패가 너무 당연해요. 발사가 안 돼도 아무렇지 않을 정도로요.

로켓 발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입니다. 주로 고체 모터를 사용하는데, 출력이 잘 나오는 대신 점화·연소 과정이 위험할 수 있거든요. 발사 전에는 항상 다 같이 안전 수칙을 복창합니다.

최근에는 고체 모터를 대체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요.
지난해부터 화약 로켓 대신 가압식 불연 액체 로켓을 시도하는 중이에요. 쉽게 말하면 ‘물 로켓’인데요. (웃음) 고체 모터는 시중의 정해진 규격을 활용하기 때문에 세밀한 출력 조절에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물은 양을 조절해서 출력을 바꿀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비용도 아끼고, 무엇보다 안전하죠. 하지만 물이 새는 등 변수가 많아서 쉽지 않답니다. 아직 시행착오를 겪는 단계예요.

여러 학술대회, 발사대회 등에서 23회나 수상하셨는데요. 비결을 알려주시겠어요?
직접 답하려니 민망하네요. (웃음) 선배님들이 진행한 연구 데이터 영향이 크지 않나 싶어요. 역사 깊은 동아리인 만큼 자료가 많이 쌓였죠. 그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찾은 최적의 연료 배합 레시피가 수상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로켓 출력에서 연료 배합은 중요한 관건이거든요.
 

로켓 발사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한다고 들었어요.
재작년까지만 해도 발사대회 준비 외 특별한 활동이 없다는 점이 아쉬웠어요. 그래서 학기 초에 다 함께 피자를 먹으며 로켓 영화를 보는 걸로 변화를 시작했죠. 다른 학교에서 열리는 포럼에도 참여하고, 특히 교육 봉사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실 국민의 관심이 없다면 로켓 산업은 발전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사회 공헌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인천 소재 중·고등학교에서 로켓 만들기 등 봉사를 진행했습니다.

신입 부원 어떻게 모집하나요?
모집 기간 동안 캠퍼스 내에 전단을 부착하거나 ‘에브리타임’ 게시판을 통해 홍보합니다. 우선 구글 폼으로 지원받는데요. 우리나라 로켓 산업 발전을 위해 동아리에서 하고 싶은 활동에 대해 적어주시면 됩니다.

앞으로 목표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 로켓 산업에 관한 정책 방향성을 토론하거나, 로켓 개발 역사를 공부하는 등 로켓을 주제로 폭넓은 이야기를 하는 장이 되고자 합니다. 공학 연구뿐만 아니라 좀 더 다양한 고민을 나누는 동아리로 거듭나고 싶어요.
 

‘인하로케트연구회’가 궁금하다면
인스타그램 @irri_official
CREDIT
 김혜균 인턴기자
사진 ‘인하로케트연구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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